▲정월은 도미를 최고로 친다.
낚시광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미는 생선 중 귀족이다.
‘5월 도미는 소껍질 씹는 맛보다 못하다’, ‘2월 가자미 놀던 뻘 맛이 정월 도미 맛보다 났다’는
등 다른 생선의 맛과 비교할 때 인용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.
▲2월엔 가자미다.
가자미는 회무침이 일품이다.
신안과 진도군 일대의 아무 섬이나 양력으로 3월쯤 방문하는 기회가 있으면 꼭
가자미 무침회를 맛보길 권한다. ‘가자미 놀던 뻘 맛이 도미맛보다 좋다’니 그럼
진짜 가자미 맛은 얼마나 기가 차겠는가.
▲3월은 조기다.
‘3월의 거문도 조기는 7월의 칠산장어와 안바꾼다’
는 속담은 남해에서 잡히는 조기도 맛이 뛰어남을 강조하기 위해
7월의 칠산바다(서해안 영광 앞바다) 장어와 비교한 것.
조기는 굴비로 제조되지만 쑥갓을 넣어 끓인 매운탕도 일품이다.
▲4월은 삼치다.
‘4월 삼치 한 배만 건지면 평양감사도 조카 같다’는
속담은 삼치 맛이 좋아 높은 가격에 팔렸으며 어획량이 많으면 한밑천
톡톡히 건지는 생선이었음을 말해준다.
삼치는 회로 먹어도 부드럽고 구워먹어도 맛이 뛰어난 최고의 생선 중 하나다.
▲5월은 농어다.
역시 얼마나 인기가 좋았으면
‘보리타작한 농촌 총각 농어 한 뭇(보통 10마리 묶음) 잡은 섬처녀만 못하다’는
속담이 전해지고 있다.
생선등의 값이 뛰면서 농촌보다는 어촌이 훨씬 잘 살지만 이같은 현상은
어제 오늘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.
▲6월은 숭어다.
‘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에도 숭어비늘국 한사발 마시면 정승보고 이놈 한다’고
맛과 포만감을 표현했다.
숭어는 계절별로 자라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찬바람이 불기
시작하는 11월의 숭어(모찌)도 일품이다.
▲7월은 장어다.
‘숙주에 고사리 넣은 장어국 먹고나면 다른 것은 맹물에 조약돌 삶은 국맛 난다’고
표현했다. ‘
7월의 칠산장어’가 거문도 조기와 비교된 것을 보면 장어는 서남해안
모든 지역에서 생산되고 7월에 인기가 높았음을 엿볼 수 있다.
▲8월은 꽃게다.
‘8월 그믐게는 꿀맛이지만 보름 밀월게는 개도 눈물흘리며 먹는다’고
했는데 관찰력이 대단하다.
게는 달이 밝으면 먹이를 노리는 각종 천적 때문에 활동을 못한다.
달밝은 밤 게는 며칠을 굶으며 활동을 못하다 보니 껍데기만 남아 견공도 눈물흘리며
먹는다는 표현이 해학적이다.
▲9월은 전어다.
‘전어 한마리가 햅쌀밥 열그릇 죽인다’ ‘전어 머리속에 깨가 서말’
‘전어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 돌아온다’ 등 전어와 관련된 속담은 한두개가 아니다.
전어는 남해안 일대와 서해안 여러곳에서도 다량으로 잡히는 생선이며
곳곳에서 ‘전어축제’가 열리고 있다.
▲10월은 갈치다.
‘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값보다 높다’는
속담은 생선을 육고기와 비교한 게 독특하다.
제주 은갈치와 목포 먹갈치가 유명한데 종류가 다른 게 아니고 낚시로 잡은 게
은갈치고 그물로 잡은 게 먹갈치며 회는 은갈치로만 뜬다.
▲11월과 12월은 모든 생선이 다 맛있는 계절로
가려먹을 것이 없다는 뜻에서
특별한 생선을 지목하지 않고 있다.
▲남해안을 기준으로 봄(3~5월)에는 주꾸미·서대회·낙지볶음, 여름(6~8월)엔 하모(참장어)회
또는 샤브샤브·장어구이·꽃게찜, 가을(9~11월)엔 전어회·뼈꼬시 생선회·갈치찜,
겨울(12~2월)엔 굴구이·아귀찜가 제맛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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