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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리**

도심에서 만들 수 있는 ‘보약’ 시골밥상 ~~

by 데레사 이규숙 2007. 3. 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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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안혜령· ‘농부의 밥상’ 저자

    봄이 멀지 않았다. 뒷산에 버들강아지 움텄고 생강나무에 꽃봉오리 맺혔으니, 머잖아 진달래 철쭉 다투어 피면서 온 산에 봄나물이 돋아날 것이다. 최근 ‘농부의 밥상’을 낸 안혜령씨는 귀농을 준비하며 각지의 유기농 농사꾼들의 부엌에서 ‘약이 되는 반찬’을 찾아냈다. 안씨가 소개하는 시골 농부들의 밥상에 오르는 귀한 음식들의 재료는 보통 서울에선 구하기 어렵다. 그러나 성남 모란장 등 소도시나 지방 재래 장터에서 이들 반찬거리를 구할 수 있다. 홑잎과 생강나무 등은 ‘민속약초연구회’(www.songiee.co.kr), ‘강원약초’(www.kangwons .com) 등 온라인 숍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. 안씨가 직접 ‘시골 반찬’을 소개한다.

    • ■ 깻잎짠지 : 가장 대중적인 밑반찬. 가을에 나지만, 요즘엔 언제라도 구할 수 있어 항상 식탁에 올릴 수 있다. 유기농 제품이면 더욱 좋다. 깻잎을 따서 적당량씩 실로 꽁꽁 묶어 항아리에 넣고 돌로 꼭 눌러 놓고는 물을 부어 삭힌다. 대개 소금물을 붓는데, 맹물을 쓰기도 한다. 이것을 김장할 무렵 꺼내 찬물에 헹군 뒤 ‘퍼뜩 끓는 물에 들어갔다 나오듯’ 살짝 데친다. 최씨네처럼 꼭 삭히지 않아도 된다. 생 깻잎에 양념을 한 뒤 살짝 쪄도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. 대신 양념장이 맛있어야 한다. 무, 다시마, 멸치, 명태 머리 따위를 물에 넣고 푹 끓이는데, 조선간장과 왜간장을 반씩 섞고, 달인 젓갈, 물엿도 조금 넣는다. 이 끓인 물을 식히는 한편, 따로 김치 담그듯 양념장을 만들어 붓는다. 좀 짠 듯해야 익은 뒤에 맛있다. 다시마 물을 끓여 만든 양념장으로 담그면 “찰팍찰팍하면서도 짜지 않고 간이 맞는다”고. (경북 울진 최정화씨)

      ■ 홑잎 고추장 무침 : 화살나무의 새 순인 홑잎은 특히 여자들에게 좋다. 3월쯤부터 구할 수 있는 이 홑잎을 ‘시퍼렇게 삶아서’ 고추장에 비벼먹는 맛이 꿀맛이다. 집 간장에 들기름, 마늘을 넣어 무쳐 먹어도 좋다. (경북 울진 최정화씨)

      ■ 생강나무 잎 전 : 3월쯤 꽃과 함께 새순이 나기 시작하는데, 서울의 보통 마트에선 구하기 어려운 게 문제다. 쑥 부침개 만들 듯 걸쭉한 밀가루 반죽에 소금 간한 뒤 잎을 개어 부치면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. (전남 승주 한원식씨)

      ■ 가죽나물 부각 : 참죽나무의 어린 순을 참죽나물, 혹은 가죽나물이라고 한다. 보통 4월 초에서 5월 중순쯤 따기 쉽다. 주로 경기 이남 지방에 많은데, ‘성남 모란장’ 등 재래 장터에서 찾아 볼 수 있다. 어린 순을 똑똑 끊어 끓는 물에 데친 뒤 물기를 뺀다. 물기가 빠지면 뭉칠 만큼 몇 잎씩 모아 그늘에 살짝 말린 뒤, 찹쌀풀을 쒀 바른다. 찹쌀풀은 마늘이며 고춧가루 좀 넣고, 풋고추도 다져 넣고 간장을 좀 섞어 쑨 것이다. 이 풀을 발라 햇볕에 말렸다 먹는데, 기름에 튀기기도 하고 그대로 상에 올리기도 한다.(전남 벌교 전양순씨)
    • 충북 보은 이철희씨네 밥상. 부인 강순희씨는“밥상에 절대 가공식품을 올리지 않고, 부침 종류를 좋아하는 식구들을 위해 미강유로 부친다”고 말했다. 그들 밥상에 오르는 배추며, 고추, 무, 콩 모두 농약 한번 안쓴 유기농 제품이다. ‘소나무’제공
    • ■ 봄나물 장아찌 : 3월쯤 꽃이 피는 머위는 어린 잎을 그대로 또는 살짝 데쳐서 쌈 싸먹는 것이 보통인데, 장아찌 할 것은 좀 자란 잎으로 골라 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을 붓고는 돌로 눌러놓는다. 소금물에 설탕과 식초를 살짝 넣기도 한다. 두 주쯤 지나면 머위 잎이 누렇게 삭는데, 이때 건져서 한 번 헹궈낸 다음 다시 물에 담갔다가 꼭 짠다. 줄기는 잘라서 따로 두고, 잎은 한 번에 먹을 만큼 세 동강 내어 포개 놓고는 함께 채반에 넣고 살짝 찐다. 그 다음에 양념을 하는데, 까나리액젓과 진간장을 섞어 팔팔 끓여 붓는다. 너무 짤까 염려되면 물을 섞어 끓인다. 두세 번 국물을 달여 붓고는 냉장고 안에 넣어 두면 ‘쌉싸그리하고 시급다’는 머위 맛을 오래도록 볼 수 있다.(경남 울산 신응희씨)

      ■ 칡잎· 뽕잎·산초잎 장아찌 : 뽕잎은 보드라울 때 콩잎 삭히듯 소금물에 삭혔다가 건져내어 까나리액젓과 진간장에 엿을 좀 넣고 바글바글 달여 붓는다. 두어 번 이렇게 부으면 되는데, 색깔이 ‘까무리한’ 것이 맛있다. 칡잎 또한 보드라운 어린 잎으로 고른다. 여린 잎을 소금물에 삭혔다가 씻어 말려서 꼭 짠 뒤 머위 장아찌 담그듯 한다. 산초잎 장아찌 담그는 방법도 쉽다. 까나리액젓과 진간장을 섞고 식초를 조금 넣어 팔팔 끓인 뒤 그대로 부어 놓으면 된다. 산초 열매 장아찌보다 향이 훨씬 가볍고 부드러워 산초 향 싫어하는 사람도 맛있게 먹는다.(경남 울산 신응희씨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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